<내가 목숨 걸지 않으면서…>
내가 목숨 걸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인생을 걸라고 하니
사람들은 따라오는 척은 하지만 정작 따라 오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내가 거는 목숨만큼 따라온다.
군중과 제자의 차이는 얻기 위해 온 사람과 다 버리고 따른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걸어가지 않는 길을 가라고 하면 머리는 끄떡이지만,
돌아보면 군중만 남는다.
설교는 하나님의 마음을 선포하는 것이고
설교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설교는 살았던 삶의 흔적이어야 한다.
사도 바울의 메시지는 말씀에 근거해 살았던 그의 삶을 이야기 한다.
복음 때문에 당했던,
매맞음과 갇힘과 풍파와 목마름과 배고픔과 헐벗음과 추위에 떨었던,
말씀 때문에 당한 일상과 고난을 이야기 한다. (고후11장/히11장)
그것이 말씀이다.
그것이 복음이고 그것이 복음의 흔적이다.
말씀은 하나님과 하나님 때문에 당했던 삶의 흔적을 이야기 한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며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들을 나누는 것이
말씀이다.
내가 목숨 걸지 못하는 복음은 다른 사람도 목숨 걸지 않는다.
그래서 복음은 내가 먼저 목숨을 걸고 싸우는 영원을 위한 싸움이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세상이 감당하지 못할 믿음으로 그 길을 가라.
말씀 한 자락에 전부를 거는 마음으로 달려야 한다.
한 말씀에 백 년 동안 방주를 지었던 노아의 묵묵함이 있어야 한다.
말씀을 연구하고 고민하고 전하는 시간은 지천인데
말씀 한 자락을 삶으로 살아내는 자기를 부인하는 현장으로 살아야 한다.
이 시대는 지식이 없어서 망하는 시대가 아니라,
말씀 한 자락에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삶이 없어서 어두운 것이다.
춥고 배고프며 헐벗고 외면당하며 남모르는 신음에 아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복음의 길이다.
제자의 길이다.
복음은 그런 길이기에 군중은 많지만 제자가 적은 이유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라야 한다.
그래야 군중이 아니라 제자가 된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마5:12)
힘들다고 낙심하지 말라.
다만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우리는 군중이 아니라 제자들이다.
지금 시대는 거품이 빠지는 시대다.
그래서 참 제자들이 일어나는 시대다.
어두울수록 빛은 찬란히 빛나기 때문이다.
주의 용사들이여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가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니라.
.
* 선교사로 나오기 전 청년부 담당 사역자로 섬겼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40명이던 청년들이 일년 만에 120명이 넘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 기도 했습니다.
'이 아이들 중에 사역자 20명을 주십시오.
그리고 그 중에 두 사람은 십분의 일로 선교사로 보내주십시오.'
십 여 년이 지났습니다.
하나님은 그 기도가 기쁘셨는지
그때 함께 했던 청년 중에 34명을 사역자로, 사모로 헌신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선교사도 두 명이 아니라 저희 가정까지 6명을 세워주셨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사역들을 잘 감당하고 있는 소식을 들으며 감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역자의 길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남모르는 아픔과 눈물을 지나야 하는 길입니다.
생명을 걸고 가야 하는 길입니다.
보기에 좋고 화려한 길이 아닙니다.
내가 거는 목숨만큼 내가 거는 생명만큼 따라오는 길입니다.
이 청년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지금도 내 전부를 걸고 이 길을 가고 있습니다.
나를 따르라 말할 수 있도록 이 길을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종들이 되기 위해,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기 위해 이들이 지나야 하는 훈련의 과정과 아픔의 과정을 지켜 보는 것은
내가 아픈 것보다 더 힘들고 눈물 흘리는 일입니다.
그렇게 아픔을 지나고 눈물을 지나고 훈련의 과정을 지나며
귀한 사역자로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기쁨이고 감격입니다.
하지만 또 그렇게 아픔의 시간을 지나야 하는 그들을 보는 것은 눈물입니다.
몇 일 전에 그렇게 청년들 중에 헌신한 제자 목사님의 사모님이 혈액암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몇 일째 멍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알고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실 것을 알지만,
또 그 눈물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외로움의 길을 알기에,
그 길의 곤고함과 눈물의 아픔을 알기에 방에서 나가지도 않고 몇 일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오늘 말씀을 마음으로 받습니다.
인생은 먹고 사는 문제와 죽고 사는 문제를 믿음으로 받을 때
이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하늘의 사람들이 됩니다.
먹고 사는 문제를 지난 엘리야에게
죽고 사는 문제를 지나게 하셨던 것은 우리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하나님께 있음을 믿음으로 고백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저도 그 시간을 지났습니다.
눈물로 그 시간을 지났습니다.
청년들이었던 사역자들이 이제는 그 시간을 지나야 합니다.
먹고 사는 문제, 그리고 죽고 사는 문제를 믿음으로 이기십시오.
그래야,
그래야 이 시대를 믿음으로 이끌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워집니다.
내 사랑하는 주의 제자들이여!
주의 용사들이여!
믿음으로 이 길을 가라.
주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28:20)
사랑하고 축복한다!